서론
얼마 전, 운이 좋게도 토스페이먼츠 직무 면접을 보게 되었다. 결과는 제목에서 나와있다시피 불합격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들이 많아서 기록해보려고 한다.
지원 과정

지원 링크 (아직 모집 중이니 관심이 있다면 지원해보기를 추천한다!)
3월 12일,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토스페이먼츠 3년 이하 서버 개발자에 지원을 했다. 그 때 당시에는 토스페이먼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 또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마무리하자마자 지원했던 것이라서 더욱 큰 생각이 없었다.
지원은 간단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만 제출하면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매우 좋았다!
서류 합격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 3월 19일이 되었다. 별 생각 없이 취업 준비를 바쁘게 하고 있었는데, 서류가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많이 얼떨떨했지만 곧 기쁜 마음이 올라왔다. 왜냐하면 약 한 달 넘게 열심히 갈아 끼운 포트폴리오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토스라니..내가 가기에는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 곳이었기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고, 이후 이어지는 사전과제 전형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졌다.
사전 과제

사전 과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하기는 보안상 어렵다. 간략하게만 언급하자면 특정 시간 안에 구현을 해야했고, 현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 주로 주어졌다.
크게 어려운 난이도는 아니었지만, 평소에 해 보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나에게는 꽤나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는 거의 반포기 상태로 열심히라도 만들어서 제출을 했다.
사전 과제를 끝마치고 나서는 면접까지는 가기 어렵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직무 면접 안내

그렇게 또 다시 잊고 3일 정도 지난 4월 1일, 싸피에서 밥을 먹다가 직무 면접 안내 메일을 받았다.
정말로 믿기지가 않았고..대체 왜..? 라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토스의 현업자들과 면접이라도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고 기분이 좋았었다.

이 때 당시에는 그렙(프로그래머스)의 코딩테스트를 통과하여 과제 전형을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과감하게 포기하고 토스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그렙의 기술 스택(루비)와 맞지 않아서 원하는 정도의 구현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면접 준비
면접일은 4월 14일이었기 때문에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토스페이먼츠 & JD 분석
준비를 하면서 일단 토스와 토스페이먼츠에 대해서 더 알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토스 앱 자체를 쓴 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유튜브에서 토스와 관련된 영상들을 많이 찾아봤다.
이승건 대표님 영상부터 토스페이먼츠 개발자 분들이 발표한 영상들, PG사에 대해 알려주는 영상 등 주로 싸피 출퇴근 길이나 점심 시간에 잠깐 산책을 하며 라디오 마냥 들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이 면접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토스라는 회사가 어떻게 생기고 발전해왔으며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성장에 목마른 개발자라면, 누구나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왜 뽑혔는지를 알고 싶어서 JD를 다시 보았는데, 운이 좋게도 제출한 포트폴리오에서 JD의 3가지가 잘 녹아져있었던 것 같다.
- 최대한 문제 해결한 내역들을 정리하고, 글로 작성함
- SKT 기업 프로젝트에서 레거시 코드를 개선해 본 경험이 있음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백엔드 개발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개발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많음
모의고사
그래서 질문이 들어온다면 위의 부분들에서 많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준비를 했다.
하지만 준비하기가 정말 어려웠던 것이, 현재 있는 면접 후기들을 보면 하나같이 준비해서 되는 면접이 아니다. 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준비를 아예 안할 수는 없으니..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원래 하던대로 노션에 예상 질문들을 적고 모범 답안을 키워드 위주로 작성하며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Chat GPT의 음성 기능을 활용했다. 면접관 역할을 시키고 나에게 질문을 하게 했으며, 나는 답변을 했다. 모의고사가 끝나고 나서는 1) 질문 2) 나의 답변 3) 모범 답변 4) 보완할 내용을 정리해서 다시 보며 오답노트처럼 활용을 했다.
주로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기술 스택들에 대해서 왜 이걸 사용했는지? /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 / ~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동할 건지 등 기술 선정 이유와 설계에 대해서 준비를 했다.
또한 꼬리질문이 깊게 들어온다는 말도 많았기에, 적어도 2~3뎁스까지는 대답할 수 있도록 생각을 정리했다.
하지만 사실 일주일 동안 모든 것을 갈아 넣어 준비하지는 못 했던 것 같다. 변명일 수 있지만 9 to 6로는 싸피를 했고, 사이드 프로젝트나 타 기업 지원 등의 일들도 있었다. 평일에는 조금씩 준비를 하고, 면접 이틀전인 주말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한 것 같다.
토스에 가보다
작년에 열심히 활동한 한국대학생IT경영학회(KUSITMS)에서의 만난 친구들 2명이, 현재 토스에서 일하고 있다. 그 중 한 명의 도움을 받아서 역삼 아크플레이스 토스 코어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커피도 맛있다…
안에 들어가서 친구와 함께 간략하게 돌아보면서 좋은 의미로 충격을 받았다. 이정도로 자유롭고 열정 있는 집단을 본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토스 내에는 수십 개의 사일로(팀)이 있고 각자 행동하고 결정하며 성장한다고 보았는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까지 열정이 같이 생기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전까지는 토스 가면 너무 좋겠다, 가고 싶다 정도였다면,
이후에는 토스에 꼭 가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고 성장에 목마른 나에게 너무나도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친구와 커피챗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궁금한 것도 많이 물어보면서 토스에 대해서 더욱 많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가지 못 하더라도, 개발자로 살면서 한 번은 가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직무 면접 당일
그렇게 머릿 속에 토스와 포트폴리오만 가득 채운 채로, 면접 당일 4월 14일이 되었다.
어쩌다보니 다른 SI 회사의 1차 면접도 이 날이었기에, 정신이 많이 없었다. 3시에 해당 면접을 본 후에, 5시쯤 끝나서 스터디 카페로 이동했다. 6시반에 직무 면접 시작이어서 마지막 준비를 한 후에 면접에 들어갔다.
3시에 본 면접에서는 거의 긴장을 안 했는데…여기서는 너무 긴장이 되었다. 그래도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대화하고 나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면접을 보면서 나의 모든 준비와 생각은 박살났다 🥲
준비한다고 되는 면접이 아니다. 그 말의 의미를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이는 경험해 본 사람만 알 수 있을 듯하다.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매우 딥하게 들어간다. 그리고 그게 어디로 갈 지를 모른다.
면접 내용을 떠나서, 면접관분들의 애티듀드와 면접 절차 안내 등에서는 모두 만족스러웠다. 취준 인생 첫 기술 면접이 토스였음에 큰 감사를 느낀다.
면접 이후 감정
면접은 약 1시간이 넘게 진행됐는데, 면접 과정에서 자신 있게 대답한 질문이 거의 없었다. 내가 준비한 부분이라도 잘 대답했으면 그렇게까지 아쉬움과 좌절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런 기회자체가 오지를 않았다.
말 그대로 벽을 느낀 기분이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개발자를 그만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던 것 같다.
결과는 물론 불합격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혹시나.. 하는 기대를 떨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차라리 빠르게 결과가 나오기를 바랐다.
불합격

그렇게 이 글을 작성하기 약 6시간 전 쯤, 불합격 메일을 받게 되었다.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면접을 보고 나서 느낀 점들이 많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방향성을 잡았기 때문에 이를 빨리 정리하고 나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마지막으로 해당 과정을 통해서 느낀 점들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나에 대해서
우선 나의 스토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나의 본 전공은 경영정보학과로, 3학년 1학기까지는 개발자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1도 하지 못 했었다. 그러다 전역 후 접한 파이썬 수업에서 코딩에 흥미를 느껴 융합소프트웨어 복수전공을 하게 되었고, 개발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주변에 백엔드를 하는 선배도 없었고, 정보를 얻을 곳도 많이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인터넷에서 혼자 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프로젝트를 하고, 24년에는 큐시즘에 들어가서 1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협업 능력과 백엔드 개발 능력, 그리고 감사하게도 8천명 이상이 사용한 OneTime이라는 서비스까지 얻을 수 있었다.
매일 같이 새벽에 자면서 열심히 개발을 했고, 재미와 보람 그리고 좋은 사람들도 함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로 토스 면접이라는 좋은 성과도 얻은 듯하다.
나는 겉멋이 든 개발자다
하지만 이번 면접을 통해서, 나는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겉을 번지르르하게 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정작 알맹이는 제대로 채우지 못 한 것 같다. 나는 알맹이가 없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나였다.
좋은 성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남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으면서 개발자로서의 본분을 잊고 다른 부분들에 집중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돌아간다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일들도 분명 중요했고, 나를 성장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전공자에 비해서 3년 정도의 공부 기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변명의 소재로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은 나를 한 명의 개발자로 바라보지, 비전공자인데 이정도나 했네? 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부족한 부분은 내가 스스로 채워야 한다.
기초를 채우자
전부터 CS에 약점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하며 재미를 보다 보니, 이를 잊고 회피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경험을 통해서, 더 이상 피할 수는 없겠다라고 느꼈다. 그리고 정말로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CS가 기본이라는 생각도 점차 많이 들고 있다.
만약 이번 면접 경험이 없었다면 이정도로 나에 대해서 돌아보고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과는 쓰리지만,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면접을 보기 전에, 내가 약 2년 전에 블로그에 작성한 첫 글을 다시 보았다. 조금 오글거리기는 하지만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던 내가, 그래도 토스 면접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뿌듯하기도 했다.
생각이 조금 바뀐 부분은 있다. 누가 보아도 멋진 개발자보다는 성장하는 개발자로 보이고 싶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년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어 보며 또 다시 뿌듯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